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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감사원에 감사를 지시할 수 있나?
趙成豪(조갑제닷컴)
2017년 05월25일  
“감사원법에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감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法 조항은 없다”(감사원 측), ‘만약 文 대통령이 (감사원에) 4대강 정책감사 지시 내린다면 그도 제왕적 대통령이란 얘기’(최대권 교수)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때 추진된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그에 따른 적법성 여부를 따져보았다.

지난 5월22일 <문화일보>는 ‘文 대통령, 4대강 사업 정책감사 지시’란 제목의 톱기사를 실었다. 요지는,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4대강 사업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에 대한 정책감사를 실시하고 오는 6월부터 4대강 6개洑(보)를 상시 개방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청와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문재인 대통령, 하절기 이전 4대강 보 우선조치 지시>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올려놓았다. 보도자료에는 “4대강 사업 정책결정 및 집행 과정에 대한 정책감사 착수 지시”라고 적혀 있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이 같은 내용을 브리핑하며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그 중 일부를 보자.

<─ 감사원 감사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은 국회로 아는데 대통령이 요구할 수 있나.
▲ 세부사항에 대해 민정수석과 상의해 봐야 하지만 대통령이 감사를 요청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출처: 문화일보 5월22일字)

청와대는 보도자료 상에 ‘지시’라고 표기하고, 사회수석은 ‘(대통령이 감사를) 요청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해 차이를 보였다. ‘지시’와 ‘요청’은 엄연히 다르다. 헌법 97조에 따라 감사원은 대통령 아래 있지만, 감사원법 2조 1항에 따라 직무에 관해서는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다. 따라서 헌법 상의 독립기관인 감사원에 대통령이 감사를 ‘요청’할 수는 있어도 직접 ‘지시’를 내릴 수는 없다.

2008년 12월, 당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감사원이 도입키로 한 ‘적극 행정 면책제도’가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이었다고 밝혔다가 이를 해명한 적이 있다. 李 대변인은 청와대 정례브리핑에서, 李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경험을 살려 공무원 사회의 경직성으로 인한 행정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무원 면책제도’를 감사원에 실시하라고 지시했다는 말을 했었다. 기자들이 ‘독립성을 요체로 하는 감사원에 지시를 하는 게 타당하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李 대변인은 “‘대통령이 감사원에 지시했다’는 것은 잘못 얘기한 것 같다”며 “나중에 서면으로 정리해서 다시 나눠드리겠다”고 정정했다.

이처럼 감사원의 독립성은 엄격히 보장된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감사에 착수할 수 있는 요건을 다음의 여섯 가지로 제한하고 있다.

<▲국무총리의 요구가 있을 경우 ▲국회 본회의 통과 후 공식 요구가 있을 때 ▲감사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 ▲관련 부처 장관이 공익감사를 청구할 때 ▲만 19세 이상의 국민 300인 이상이 감사 청구 시 ▲구성원 300명 이상인 공익 시민단체 요구 시.>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 5월22일 <조갑제닷컴>과의 통화에서 “감사원법에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감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法 조항은 없다. (감사원은) 대통령이 직접적인 업무 지시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현재까지 청와대에서 (4대강 정책감사와 관련해) 감사원에 지시를 하거나 업무요청을 해온 건 없다”고 밝혔다.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헌법학)는 “만약 대통령이 (감사원에) 정책감사 지시를 내린다면 法 위반”이라고 해석했다. 崔 명예교수는 “대통령의 국정행위는 문서로 해야 한다. 그게 대통령 국정행위의 기본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의견의 요지다.

<(대통령이) 수석 비서관한테는 口頭(구두) 지시를 할 수 있겠지만, 독립기관에 대한 지시는 반드시 문서로 해야 한다. 그 문서엔 관계 장관들의 ‘카운터 시그니처(counter signature·副署)’가 있어야 한다. 국무회의 의결도 거쳐야 한다. 그런데 감사원법에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감사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지 않나. 헌법 상 독립기관에 그런 지시가 가능하냐는 게 문제고,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행정부의 首長(수장)으로서 관계 장관의 서명[副署]을 받아야 한다. 그런 적법절차를 밟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

그는 이러한 말도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들에 대해 제왕적이라고 얘기해왔다. (대통령이) 4대강 정책감사를 지시한다면, 그 역시 과거 대통령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감사원은 헌법기관인 동시에 독립기관인데 어떻게 지시를 할 수 있는가.>

전직 감사원장 A 씨는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A 씨는 “감사원은 헌법 상 독립기관이면서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 기관이기도 하다. 이번 (4대강 정책감사 지시가) 헌법 상 무리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에게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사례’를 이야기하자 “그런 前例(전례)가 있다면 그걸 깨느냐 마느냐에 대한 논의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감사 지시가) 헌법 상 불가능하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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