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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국 나온 "한국이 원치 않으면 사드 빼겠다"
조선일보(2017.6.2 사설)
2017년 06월02일  
그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던 딕 더빈 미국 상원의원(민주)은 1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를 원치 않는다면 우리는 9억2300만달러(사드 배치 및 운용 비용)를 다른 곳에 쓸 수 있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귀국 후 동료들과 논의할 것"이라며 "사드 배치의 미래에 정말로 불확실성이 있으며 문 대통령은 최종 결정을 하기 전에 정치적 과정을 거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빈 상원의원은 민주당 원내총무이며 세출위 국방소위 간사를 맡고 있는 정계의 실력자다.

더빈 의원은 그제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사드 뉴스가 쏟아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충격적"이라며 지시한 사드 보고 누락 조사 얘기였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더빈 의원에게 "(사드 조사는) 전적으로 국내적 조치" "전 정부의 결정을 뒤집으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는 부분만 공개했다. 그런데 더빈 의원이 바로 다음 날 작심하고 '사드 철수 의사'를 전했다고 공개했다. 미국 공화당은 더빈 의원의 소속당인 민주당보다 더 강한 정서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드는 일차적으로 주한미군 기지를 북 미사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배치하는 것이다. 주한미군은 한국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결국 사드는 한국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주한미군만이 아니라 우리 국토의 절반가량이 방어 범위에 들어가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그런데 사드 배치를 중국이 반대한다고 한국 내 찬반 논란이 벌어져 너무나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미국 사람들에게 이 현상이 어떻게 비치겠는가. 동맹국이 맞느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빈 의원이 "내가 한국에 산다면 북한이 퍼부을 수백 발의 미사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되도록 많은 사드를 원할 것 같다"며 "왜 그런 정서가 논의를 지배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 것이 미국인들의 생각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그는 이 말도 문 대통령에게 했다고 한다.

미국이 사드를 철수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일들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은 미군과 그 가족을 위협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킬 수 없다. 결국 주한미군의 대대적 감축이나 철수론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한·미 동맹은 심각하게 흔들리게 된다. 새 정부는 여기까지 대비하고 있는가. 아니면 아무런 대비 없이 국내 정치 게임에 빠져 있는가. 청와대의 영문을 알 수 없는 사드 경위 조사는 당장 중국의 '철수' 기대감을 키우고 미국과는 갈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새 정부가 안보·군사 문제에 아마추어이기에 앞서 기본 인식 자체가 위중한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사드를 비공개로 반입했다고 충격받았다는데 군 무기를 공개로 반입하는 나라도 있나.

청와대 안보팀이 과연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도 심각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의용 안보팀'이 기자들도 알고 있는 사드 반입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야말로 충격적이다. 사드 체계의 구성, 레이더와 발사대의 비중, 배치와 반입의 차이 등 기초 사항을 알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몇 가지만 물어보면 다 파악할 일을 이런 대소동으로 만든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상황이 이런데 여당인 민주당은 이날 사드 보고 누락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군 형법 위반' '전 안보실장과 미 방위산업체 유착 의혹' 등의 주장까지 나왔다. 사드를 마치 '독극물' 대하듯 한다. 이 무책임한 행태들은 결국 국익 손상과 안보 자해(自害)라는 청구서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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