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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소동과 ‘安保 이상주의’ 위험성 -문화일보 [오피니언]포럼 2017.6.7
문화일보
2017년 06월07일  
사드 소동과 ‘安保 이상주의’ 위험성

홍관희 고려대 교수 북한학

오랫동안 소모적 논쟁의 중심에 있던 사드(THAAD) 문제가 문재인 정부의 전략환경평가 방침으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미 간에 합의된 사드 연내 배치가 무산될 전망이어서,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알 수 없다. 본래 사드의 핵심은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고각발사 성공으로 종말단계에서의 방어가 어려워짐에 따라, 보다 상층 고도에서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150㎞ 고도의 요격 능력을 갖춘 사드가 유일한 대안이다.

당초 한반도 전역을 커버하기 위해 사드 2개 포대 정도를 우리 스스로 먼저 매입, 배치했어야 했다. 그것도 처음 사드 필요성이 제기된 2014년쯤이 적절했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가 무산되면, 북한 핵·미사일 방호 수단을 확보하지 못한 미 지상군이 철수 절차를 밟을 것임을 예상해야 한다. ‘한국이 원치 않으면 사드를 철거할 수 있다’는 딕 더빈 상원 원내총무의 발언을 개인 의견으로 간과해선 안 된다. 미 조야와 국민 여론을 대변하는 의회 지도자로서 한국 정부의 조치에 강력한 의구심을 표출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의 국방과 안보를 미군에만 의존하려 하느냐고 항변한다면, 그것은 현실을 모르는 주장이다. 나날이 커지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 능력을 우리는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는 북한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非核化) 준수’를 거듭 요구하는 것도 공허하다.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핵탄두를 소형화해 한반도를 타깃으로 삼는 핵 공격력을 갖췄고, 한발 더 나아가 대기권 재진입 능력마저 확보해 미 본토를 위협하려 한다. 그뿐 아니라, 가공할 핵EMP탄과 수소폭탄도 개발하고 있어 그 위협의 도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외신은 분석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필수불가결하다. 유엔헌장에도 보장돼 ‘집단방위’로도 불리는 ‘동맹(同盟)’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현대 국제관계에서는 모든 나라가 동맹으로 국가안보를 실현한다. 우리의 국방 계획인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는 많은 시간과 기술적 진보를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자체 국방력과 한·미 동맹을 병행 강화하는 것이 최선의 안보전략이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긴밀한 북핵(北核) 공조를 위한 한·미 동맹 간 신뢰의 공고화다. 군사 기밀에 속할 수 있는 첨단 무기 문제를 공개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국방부의 처음 ‘소규모 평가’ 판단을 백지화하고 청와대가 훨씬 엄격한 수준의 ‘일반 평가’ 방침을 정한 것도 작위성(作爲性)이 짙어 미국 정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미군 측이 이미 환경평가 예외(例外) 수준인 10만㎡ 정도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드 배치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상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님이 분명함에도, 굳이 국회 공론화를 통해 논란의 중심으로 만들 필요가 있는가? 북핵 대비라는 군사적 의미가 퇴색된 반면, 중국의 압박을 의식해 외교적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한·미 연합방위에 안보의 근간을 두고 있는 우리로서는 매우 위험한 모험이다.

국가안보는 대한민국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다. 가공할 북한의 핵무장 올인 전략에 직면해 이상주의(理想主義)나 ‘희망적 사고’에 치우쳐 한·미 공조와 신뢰가 훼손되면 대한민국의 존립이 위험해질 수 있다. 오는 6월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안보정책에 관한 정부의 획기적인 발상 전환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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