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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 위기가 고조된 한반도에서 평화협정이 가능한가?
趙甲濟
2017년 07월24일  
新冷戰 시대, 문재인의 아슬아슬한 줄타기(下)/ 준비 없는 원전(原電) 백지화 선언처럼 현실을 무시한 평화협정 추진은 평화가 아니라 ‘재앙’을 부를 것이다.

  
함정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협정 주장은 중국의 1년여 전 주장과 비슷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작년 2월 베이징에서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비록 한반도 핵 문제는 중국에 (책임이) 있지 않지만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비핵화를 실현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을 동시에 추진하는 협상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추진을 공식 제안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보도되었다. 중국은 북한이 핵 미사일 실험을 동결하면 한미군사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이른바 ‘쌍중단’도 제의하였는데 문 대통령 특보 문정인 씨도 같은 주장을 최근에 한 적이 있다.  

‘평화협정’ 추진은 아래와 같은 문제가 있다.  
1. 북한이 대륙간 탄도탄 발사 시험에 성공하였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미국과 국제사회가 대북(對北)압박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압박 국면에서 북한이 주장해온 ‘평화협정’을 한국이 들고 나오면 한미 간의 균열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압박 분위기를 깬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의 평화협정 추진 선언을 굴복으로 해석하고 역이용 전략을 꾸밀 것이다.
2. 북한은 ‘평화협정’을 미국과 체결하겠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것도 허용하겠다는 뜻인가?
3. 김정은은 핵포기는 없다는 뜻을 명백히 하고 있다. 북한 헌법에 핵무장을 못 박았다. 그렇다면 비핵화가 평화협정 논의의 전제조건이 될 가능성이 낮다. 비핵화를 전제나 목표로 삼지 않는 평화협정 논의는 북한정권에 탈출구를 열어주는 것이다.  
4. 북한은 ‘평화협정’ 공세를 통하여 주한미군 철수 및 한미동맹 해체를 꾀한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 및 한미동맹 해체도 북한과 논의하겠다는 뜻인가?
5. 평화협정이 맺어지려면 한국 전쟁의 종전(終戰)선언이 선행되어야 한다. 전범(戰犯)집단인 북한은 손해배상, 책임자 처벌, 불법 억류 국군 포로 송환 등의 의무이행을 하여야 한다. 문재인은 전쟁범죄 행위의 피해국 대통령인데, 이런 종전 절차 없이 평화협정을 맺겠다는 것인가?

정상적인 평화협정은 전쟁에서 승패(勝敗)가 난 뒤 패전국과 승전국 사이에서 이뤄진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베르사유 평화 협정, 태평양 전쟁 이후의 샌프란시스코 평화 협정이 좋은 예이다. 평화가 정착되지 않고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서 평화협정을 맺은 경우도 있다. 이스라엘-이집트 평화협정은 성공적이고, 월남 평화협정은 실패작이 되었다. 한반도에선 평화가 정착되기는커녕 北의 핵무장과 핵위협으로 위기가 고조되었는데, 평화협정 이야기가 나온다. 분쟁 그 자체를 해결하지 않고 평화협정을 맺는 것은 원수지간의 남녀(男女)가 화해하지 않고 결혼하는 격이다.


평화가 아니라 재앙을 부르는 평화협정

통일연구원의 최진욱 연구원(당시)은 2007년에 쓴 논문에서 이런 지적을 하였다.


<미국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대해 단독으로 전쟁선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 의회가 북‧미 평화협정을 비준할 법적 근거가 희박하다.>

그는 <평화조약은 신뢰 회복이 선행되어야 하며, 평화조약 당사자 간 신뢰가 형성되기 전에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한국, 미국, 북한, 중국 등 4자 간이든 미북 간이든 일단 평화협정이 논의되기 시작하면 한국은 핵무기가 없기 때문에 소외될 것이다. 핵무장한 세 나라가 핵무장하지 않은 한국을 존중할 리가 없다. 회담이 시작되면 어떻게든 합의를 보려는 욕심이 작동, 북한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과거 미국이 여러 번 그러하였듯이 얻는 것 없이 양보만 할 가능성이 높다. 힘으로 해결하지 못한 핵문제를 입으로 해결할 순 없다.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평화협정 논의 자체를 반대해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평화협정을 논의할 수 있는 신뢰 구축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구경꾼 입장이 되어 미국과 월맹에 평화협상을 맡겼다가 망한 월남의 사례는 한국에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전쟁 자체를 해결하지 않은 채 맺은 평화협정은 월맹에 의하여 2년 뒤 휴지가 되고 협정 정신을 믿었던 월남은 망하고 수십 만 명의 월남인들은 보트 피플이 되어 남중국해를 떠돌다가 상어 밥이 되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적의 말을 믿는 자는 삼족을 멸해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고 한다. 준비 없는 원전(原電) 백지화 선언처럼 현실을 무시한 평화협정 추진은 평화가 아니라 ‘재앙’을 부를 것이다.  
수미 테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담당 보좌관은 지난 2월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미북 간 평화협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면 증언에서 “북한은 정전협정을 대체할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평화 기구를 구축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고 미한(美韓)동맹을 해체시키기 위해 평화협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原電 백지화 식’이 되어선 안 된다

아산정책연구원 이기범 연구위원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논의의 위험성’이란 논문에서 평화협정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제도가 아니라고 역설하였다. 그는 월남 공산화의 길을 연 파리 평화협정을 비판한다.

<남베트남의 소멸을 초래한 1973년 ‘Paris Peace Accords’에는 몇몇 독소조항들이 있었다. 이 조약 제4조23 및 제6조24는 미국이 남베트남에 군대를 주둔시킬 근거를 상실시켰다. 그리고 제9조25는 남베트남에서의 ‘민족자결권(people's right to self-determination)’ 행사를 강조함으로써 남베트남이 북베트남에 병합되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제공하였다. 즉, 미국이 철군한 상황에서 1973년 ‘Paris Peace Accords’의 민족자결권 개념이 강조되었을 때 남베트남의 병합을 민족자결권 행사로 호도할 수 있었다.>

1953년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된다면 이 평화협정에 북한의 핵 개발 포기 또는 한반도 비핵화가 명시된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주한미군 철수 또는 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 민족자결권 존중 등이 포함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남한 공산화를 민족문제로 공식화하여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개입하지 못하게 하는 독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기범 연구위원은 북한이 평화협정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비논리적이라고 본다. 북한의 핵 문제는 북한이 의도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 對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 對 북한의 문제이며, 북한은 국제사회에 대한 자신의 ‘의무’인 핵 포기를 대가로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의 핵 포기와 주한미군 철수 또는 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를 맞바꾼다면 북한의 불법행위를 대한민국 해체로 보상해주는 형식이 된다. 합리적 검토 없이 원전(原電) 백지화를 발표한 전례에 비추어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협정 논의가 가져올 가공한 결과에 대한 검토도 없이 선언부터 한 게 아닐까? 자위적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 같은 협상 카드를 준비하지도 않은 채 하는 평화협정 논의는 대체(代替) 에너지원을 준비하지도 않고 원자력 발전소를 폐기하는 것과 같다. 자위적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 없이 핵무장한 북한을 상대로 평화협정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몽둥이도 들지 않고 무장 강도와 담판 지으려 가는 꼴이다.    


주한미군 중립화와 중립화 통일

북한의 핵시설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군사적 공격 시한(時限)이 올해 안인데, 사드 배치를 올해 안에 하지 않으면 미국은 핵 미사일을 사용한 북한의 반격에 대한 방어 기능이 없어 군사적 해결 방안을 단념하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 지연작전이 이를 노린 것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김민석 전 국방부 대변인에 따르면 중국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성주 사드가 한국을 타격할 수 있는 중국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둥펑-15)을 탐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중국이 성주에 사드 체계를 배치하지 말라는 요구는 중국이 둥펑-15로 한국을 공격할 때 방어하지 말라는 얘기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불법 시위대의 성주 기지 접근로 봉쇄까지 방임하면서 사드의 연내(年內) 정상 작동을 지연시키는 것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막고 중국의 위협은 막지 않기 위한 것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이 정부의 국적(國籍)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가연합 혹은 낮은단계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였다. 이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대한민국 헌법 위반인데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위헌적 통일방안이 끼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0년 6월 평양회담에서 김대중, 김정일은 ‘주한미군의 중립화’에 공감하였는데 이는 한미동맹 해체의 다른 말이다. 평화협정 논의에 북핵 폐기, 주한미군 중립화, 중립화 통일이 한 세트로 거론될지도 모른다.
중국-북한-한국의 좌파 세력이 주도하는 중립화 통일 논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진로를 동시에 바꿀 것이다. 북핵 위기는 종결 단계에서 대한민국의 좌표를 해양문화권에서 대륙권으로 옮겨놓을지 모른다. 지난 70년간 대한민국은 해양문화권의 자유진영 편에 섰기에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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