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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정상국가화 의욕이 높다는 문 대통령의 말을 믿지 못하는 다섯 가지 이유
趙甲濟
2018년 07월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연설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 만났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의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정상이 직접 국제사회에 약속을 했기 때문에 실무 협상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는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정상들의 약속을 지킬 것이다. 실무협상 과정에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식의 논쟁들이 있을 수 있으나 이를 극복하고 정상 간 합의가 반드시 실행되도록 싱가포르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마음과 힘을 모아달라. 만약 국제사회 앞에서 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김정은이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과연 있는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그것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믿기 어렵다. 과거에 한 발언, 특히 김정은에 대하여 전한 정보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 회담을 앞둔 지난 4월19일 “북한은 (비핵화의 전제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는다”면서 “오로지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의 종식, 자신에 대한 안전보장을 말할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48개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면서 “비핵화 개념에서 (남·북·미 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완전한 비핵화’는 영어로 ‘complete denuclearization’이다. 이는 미국이 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뜻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 4·27 판문점 선언에도 이 용어가 들어갔다.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문 대통령의 설명과는 달리 선언문의 ‘완전한 비핵화’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다. 이 대목은 북한의 이른바 ‘조선반도 비핵화’를 뒷받침하여 미국의 핵도, 북한의 핵도 같이 없앤다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새 용어가 전문가들을 속이진 못하였지만 언론이 별도 설명 없이 보도함으로써 일반인들은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를 김정은이 수용한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었다. 이런 목적으로 북한의 전문가가 고안한 용어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면서 핵확산을 금지한다든가, 동결하는 선에서 미국과 협상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측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에 대해 확인됐기 때문에 북·미 회담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바로 다음 날 문 대통령의 이 말을 무효로 만들어버린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서를 통하여 북한이 완전한 핵보유국이 되었음을 선언하고, 앞으로는 핵군축 회담에 나서겠다고 다짐하였던 것이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문 대통령의 중대한 실언을 추궁하였어야 했으나 오히려 핵보유국 선언을 비핵화 의지 표명이라고 왜곡 보도하여, 독자들을 또 다시 오도(誤導)하였다.
  
   2. 지난 5월 북한 부상 김계관은 성명을 내고 한반도 비핵화의 의미를 다시 분명히 하였다.
   “우리는 이미 조선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하였고 이를 위하여서는 미국의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 공갈을 끝장내는 것이 그 선결조건으로 된다는 데 대하여 수차에 걸쳐 천명하였다.”
   적대(敵對) 정책 포기와 핵위협 제거는 한미동맹 해체를 뜻한다.
  
   3. 더구나 북한정권은 핵을 포기할 수 없는 구조적 조건을 갖고 있다.
  
   *노동당 규약;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 제도를 공고 발전시키며,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사회주의 경제강국, 문명국 건설을 당의 핵심 사업 방향>으로 삼는다고 했다. 핵보유를 명시하였다.
   *북한의 헌법에도 ‘핵보유국’이란 명시가 있다.
   <김정일 동지께서는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였으며 강성국가건설의 휘황한 대통로를 열어놓으시였다.>
  
  
   4. 판문점 선언 다음 날인 지난 4월28일 중앙일보는 이렇게 보도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의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로 예상되는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결판나게 됐다.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라고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9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해 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 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는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핵 담판을 앞두고 문 대통령을 통해 백악관에 비핵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그간 비핵화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북한 체제 보장의 조건을 종전선언과 북한 불가침 확약으로 더 구체화했다.>
   중앙일보 보도는 이어서, 김정은이 문 대통령에게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 실행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국ㆍ미국의 전문가와 언론인들을 조만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특히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며 핵실험장 정보를 문 대통령에게 공개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 제안에 즉각 환영을 표하고, 관련 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고 한다.
   김정은은 그러나 5월 하순 핵실험 시설을 폭파할 때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를 초청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속인 것인지, 문 대통령이 오해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문 대통령의 말을 믿을 수 없게 한다.
  
   5. 지난 3월6일 정의용 특사는 김정은과 만난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정 실장은 "우리측 입장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그 취지로 설명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한다"는 김 위원장 발언을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다만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이 되면 한미훈련이 조절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실장은 한미 훈련이 예년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이라고 이해했다고 덧붙였다.>(언론보도 요약)
  
   그 뒤 북한은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계속 요구하였고,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도 트럼프에게 요구, 수용하도록 하였다. 정의용 특사의 말과는 달리 김정은은 한미훈련이 도발적이라고 했고 트럼프도 이에 동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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