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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의 교황 비판-“프란시스코 교황은 공산주의를 모른다”
조샛별(조갑제닷컴)
2018년 10월29일  
<조갑제TV 녹취록> ‘전체주의 정권과는 진정한 신앙을 둘러싼 합의는 불가능하다’



오늘 뉴욕타임스에 아주 중요한 기고문이 하나 실렸습니다. 필자는 조셉 젠 제큔(Joseph Zen Ze-Kiun)이라는 은퇴한 추기경입니다. 지금은 홍콩에 살고 있는데, 상해 출신의 중국인입니다. 이 분은 프란시스코 교황을 아주 본질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요지는 프란시스코 교황은 남미에서 성장했으므로 → 그 정치적 배경으로 하여 공산주의에 대해 동정심을 가지고 있고 → 공산주의에 속기 쉬운 사람이다 → 지금 중국에 속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중국에 속아서 중국의 지하교회, 지하에서 비공식적으로 예배를 보고 있는 진정한 진짜 信者(신도)들을 배신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정권과 타협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 글에는 요사이 중국과 바티칸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화해 분위기, 더 나아가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프란시스코 교황을 북한으로 초청한 건과 관련해 프란시스코 교황이 자칫하면 공산주의자에게 이용될 가능성을 示唆(시사)하는 글이고, 많은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 달 바티칸은 중국 정부와 잠정적인 합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그것은 교황이 중국의 가톨릭 주교들에 대해 갖는 임명권을 중국 정부가 승인한다는 것이다. 즉, 교황의 권위를 인정한 것이다. 이로써 중국에 있는 지하 교회와 중국 당국에 의해 승인된 공식 교회 사이에 통합과 화해가 이루어질 길이 열렸다는 요지였습니다.
  
   죠셉 제큔 씨는 여기에 대해 비판을 합니다. “나는 상하이 출신의 중국인이고, 홍콩에서 일한 적이 있고 1989~1996년의 중국을 경험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시스코 교황을 이렇게 분석합니다.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이고, 또 예수회 출신이라 공산주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교황은 매우 사목(司牧)에 치중하는 사람인데, 남아메리카 출신이라는 특별한 환경을 고려해 교황을 판단해야 한다는 분석이 깔려 있습니다. “남미에서는 군사정권이 부자와 결탁해 가난한 사람을 압제하는 정치적 전통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누가 군사정권으로부터 압박받는 사람들을 지켜줄 것이냐, 바로 여기에 공산주의자가 등장했다. 그러니 프란시스코 교황은 자연스럽게 공산주의자들에 대해 호감을 갖거나 동정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환경 속에서 자랐다. 군사 정권의 사람들은 이들 공산주의자들을 ‘예수회 공산주의자(Jesuits Communists)’라고 부를 정도였다”라고 설명하면서 남미 출신이면서 예수회 출신인 프란시스코 교황이 ‘공산주의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라고 썼습니다.
  
   그런데 중국을 잘 알고 있는 죠셉 제큔 전 추기경은 프란시스코 교황에게 직격탄을 날립니다. “프란시스코 교황은 모르는 게 있다. 공산주의자는 남미에서는 탄압을 받지만, 일단 집권을 하게 되면 ‘탄압자’가 된다. 탄압받던 공산주의자가 집권하면 탄압자로 변한다는 사실을 그는 모르고 있다. 바로 중국의 공산주의자들이 그런 자들이다. 그런 중국 공산주의자와 교회가 타협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1950년대 중국 공산당이 천주교, 기독교 등 모든 종교를 핍박하다 보니까, 바티칸은 중국과 단교했습니다. 그 전에 중국은 청나라 시대부터 많은 신부들이 들어와 활동 했습니다. 그 청나라에서 활동하던 신부들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천주교가 소개됐습니다.
  
   제큔 전 추기경은 문화대혁명이 한참 벌어지고 있던 1974년, 중국에 가보고 절망했다고 합니다. 상상을 초월한 기독교 압박이 가해지고 있었고, 全 중국인민들이 노예화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그는 ‘전체주의 정권과는 진정한 신앙을 둘러싼 합의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합니다.
  
   지금 중국내 천주교 사정은 이렇습니다. 중국 당국이 인정하는 천주교회가 있고 탄압을 받는 지하 교회가 있습니다. 중국이 인정하는 공인교회는 중국 공산당이 조종을 하는데, ‘애국협회’라는 단체와 ‘주교회의’를 통해서라고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1985년에서 2002년까지, 바티칸에서 중국 문제를 담당했던 사람이 요셉 톰코(Jozef Tomko)라는 슬로바키아 출신 추기경인데, 그는 공산주의를 아주 잘 이해한 사람으로, 중국의 천주교 문제를 현명하게 다루었다고 합니다.
  
   이때의 바티칸 입장은 ‘중국 내 지하교회만이 바티칸의 교회법으로서 合法的 교회이고, 중국 공산당이 허용한 교회는 어용이므로 不法이다’라는 것인데 지금도 이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톰코 추기경은 그런 선을 분명히 그으면서도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공식 교회 안에도 좋은 신도들이 많다는 것을 전제로 아주 유연하게 대처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톰코 추기경이 2002년 은퇴한 이후 젊은 이탈리아 출신의 추기경이 그 자리에 들어섰는데, 그는 너무 빠르고 쉽게 중국이 통제하는 천주교회를 인정하는 것처럼 행동해 마치 중국 정권이 주교를 임명하면 자동적으로 바티칸은 동의해줄 것이라는 인상을 중국 측에 심어주었다고 합니다.
  
   베네딕트 14세, 그는 나치와 공산주의의 참상을 모두 경험한 사림인데, 그가 요한 바오로2세를 이어 교황이 되었습니다. 당시 제큔 씨는 중국 문제가 이제는 잘 해결될 것이라 기대했는데, 이때 중국 담당으로 임명된 사람이 인도 출신의 ‘이반 디아스’ 추기경이었습니다. 이분은 한국에서도 일한 적이 있습니다. 필자인 죠셉 전 추기경도 이때 함께 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반 디아스’는 동방정책의 신봉자이고 데탕트를 지지한 사람인데, 이 사람도 중국 공산당에 대해 호감을 갖고 접근해 잘못된 문서 하나가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2007년 교황 베네딕트14세가 중국 교회에 편지를 보내는데, 지하교회와 중국이 통제하는 공인 교회 사이의 화해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왜곡되고 문구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첨삭되어, 마치 교황이 중국 정권이 통제하는 (바티칸 입장에서의)불법 교회를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바티칸이 왜곡된 것을 고치기는 했지만 너무 빨리 확산되어서, 이 부분에서 이미 방파제 하나가 허물어진 것과 같았다고 합니다.
  
   다음에 프란시스코 교황이 등장합니다. 교황이 공산주의에 호의적인데다가 주변 인물들도 그런 성향의 사람들이 많은데, 이 중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에 대해서는 제큔 씨는 이렇게 비판합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교회보다는 외교 업적에 더 신경쓰는 것 같다. 그래서 북경과 바티칸의 관계 정상화에 더 치중하고 있다.” 그는 모든 교황이 중국에 가고 싶어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지하교회 문제와 관련해 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니, 가고 싶어도 중국에 갈 수 없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중국에 가고 싶어 하는 열망이 강한 프란시스코 교황을 파롤린 국무원장이 잘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달 합의는 이런 배경에서 교회에 불리하고 중국 공산당에는 유리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합니다.
  
   그러면서 필자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교황이 2015년에 쿠바를 방문했는데, 그 뒤 뭐가 달라졌는가? 과연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가, 누가 개종한 사람이 있는가.”
  
   필자에 의하면 요즘 중국의 지하교회 신도들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합니다. 신부들이 압박을 피하기 위해 신도들에게 교회에 나오지 말라고 권할 정도라고 합니다. 가톨릭 역사에서 제일 중요한 문제는 ‘주교를 누가 임명하느냐’는 것인데, 옛날 중세 때부터 주교 임명 권한을 놓고 신성로마제국 또는 왕과, 교황이 항상 다퉜습니다.
  
   지금 문제도 이것입니다. 주교를 중국 공산당이 임명하느냐, 아니면 교황이 임명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이번 중국-바티칸 사이의 합의에 의하면, 최종 주교 임명권은 교황이 갖는다고 하는데, 문제는 주교를 추천하는 권한이 중국 공산당에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공산당이 10명을 추천하면 바티칸이 10명 전원을 거절할 수 있겠느냐,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중국 공산당의 의견에 끌려갈 수밖에 없고 교회의 독립성은 상실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근 바티칸에서 주교회의가 열렸을 때, 중국 공인교회가 파견한 두 명의 주교가, 親공산당 정권 인사였습니다. 두 사람의 참석을 보면서 제큔 추기경은 ‘교회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지금 중국 공산당이 통제하는 공인 천주교회에는 70명의 주교가 있습니다. 그 중 7명을 바티칸에서 파문했습니다. 이에 중국 측은 파문을 취소하라, 7명을 주교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지하 교회에서는 바티칸이 인정하는 주교가 30명입니다. 현재 교황이 공인 교회의 7명의 주교를 인정해주면, 지하 교회 30명의 주교를 중국 공산당도 인정하는 식의 타협을 보려고 하는데, 제큔 추기경은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가 만화가라면 이런 그림을 그리겠다. 프란시스코 교황이 시진핑에게 무릎을 꿇고 천국으로 가는 열쇠를 바치면서 ‘제발 나를 교황으로 인정해주세요’하는 장면을 그리고 싶다”라고 하면서, 중국 내 지하 교인들에게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카타콤으로 돌아가라. 공산주의는 영원하지 않다. 기다려라.”
   카타콤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로마의 박해를 피해 지하 공동묘지가 있는 동굴 등에 숨어 들어가 예배를 보던 장소입니다. 즉, ‘핍박을 각오하고 정권과 타협하지 말고, 신앙의 자유를 지켜라. 언젠가는 공산주의자들이 없어질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이 칼럼을 요약해 보면 이렇습니다. ▲ 프란시스코 교황이 남미 출신으로서 군사 독재정권이 부자들 편을 들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핍박하는 것을 현장에서 보니까, ▲ 그 가난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공산주의자들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었는데, ▲ 이 공산주의자들이 권력자가 되면 오히려 군사독재정권보다 더 심한 신앙의 탄압자가 된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 그러니 중국 공산당에 속고 있다, ▲ 이것은 천주교회에 대한 배신이다, 라는 경고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교황이 김정은에게는 속지 않겠는가 하는 의문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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