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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닷컴] 대한민국도 노트르담 성당처럼 불타고 있다!
2019년 04월18일  
한국시각으로 오늘(4/16) 새벽, 파리로는 저녁 무렵 노트르담 성당이 불탔습니다. 저도 새벽 늦게까지 CNN, BBC 등을 통해서 불타오르는 위대한 건물을 보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노트르담 성당은 연간 1300만 명이 찾아오는 파리에서도 가장 유명한 명소입니다. 그 건물이 불타는 것을 보니까 마치 11년 전에 남대문이 불탔을 때의 그런 아픔을 느꼈습니다. 국경을 떠나서 위대한 문명 건설의 한 대표적 상징입니다. 기독교 문명의 대표적 상징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너무나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아마 보수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불이 난 건지 어쨌든 인명피해가 없어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러나 19세기에 만든 90미터 되는 첨탑이 무너졌습니다. 지붕도 상당 부분 내려앉았습니다. 지붕은 13세기에 만든 거니까 벌써 몇 년입니까? 800년 된 지붕입니다. 그 안에 소장되어 있던 천하의 보물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상당 부분은 빨리 빼냈다고 하는데 빼낼 수 없는 게 몇 가지 있습니다. ‘로즈 윈도우(Rose Window)’라고 불리는 13세기에 만든 스테인드글라스, 중세 때 만든 오르간, 17세기의 일흔여섯 개의 성경 이야기를 그린 그림, 토마스 아퀴나스의 초상화가 어떻게 되었느냐?

또 기독교 세계에서 아주 성스럽게 생각하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쓰고 있었다는 가시관의 일부. 그 십자가의 일부라고 불리는 유물, 그때 예수의 손과 발에 박았던 못도 여기에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불길은 거의 잡히고 꺼지기는 꺼졌는데…. 문제는 내부수습을 통해서 유물의 파손 여부가 확인되겠죠. 다행인 것은 그 앞에 서 있던 탑 두 개는 보존되었습니다. 그게 든든하게 보였습니다. 높이가 60미터 되는 종이 있는 종탑입니다. ‘노트르담의 꼽추’라는 영화에 보면 종이 나오죠? 종지기를 모델로 한 영화인데, 유명한 종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는 것을 알린 종이기도 하죠.
<*注: 4월17일 보도에 따르면 장미창(Rose Window), 에마뉘엘 종(노트르담의 꼽추에 등장하는 종), 파이프 오르간, 가시면류관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수가 못 박혔던 십자가 파편과 못, 17~18세기 미술작품 70여 점은 피해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건물은 1100년대에서 1300년대 사이에 200년에 걸쳐서 지어졌는데 길이가 120미터 폭이 50미터, 천장까지 높이가 40미터 되는 당시로써는 유럽 기독교 문명에서 가장 큰,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혔을 것입니다. 성 베드로 사원은 그 300년 뒤에 지어졌습니다. 세느강 바로 옆에 있어서 유람선에서 보면 참 잘 찍히는 장면이죠. 세느강에 섬이 하나 있습니다. 그 섬 위에 서 있는 성당이고, 에펠탑이 100여 년 전에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750년 동안 파리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습니다. 상상을 해보십시오. 약 700년 동안 한 도시의 가장 높은 건물이었으니까 파리 사람들은, 또 파리를 찾는 사람들은 항상 그 건물을 보고 파리를 느꼈을 것 아니겠습니까?

이 건물이 불타는 것을 본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가슴 아프게 생각한 것도 바로 이 건물에 녹아있는 그 역사죠. 좋은 역사도 있고 비극적인 것도 있고…. 그것이 사람의 가슴을 울렸다고 봅니다. 이게 바로 문명(文明)입니다. 시빌리제이션(Civilization)이 바로 이런 겁니다. 역사, 역사 속에 살아있는 건물입니다. 건물이 바로 역사입니다.

건물을 파괴하는 것은 역사 파괴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운다고 1995년에 중앙청을 파괴한 것은 역사 파괴입니다. 조선총독부라고 때려 부쉈는데 조선총독부가 아니었죠. 조선총독부로서는 1945년 8월15일에 끝나고 그 뒤에는 중앙청으로서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이었는데 갑자기 느닷없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려서, 시겟바늘을 거꾸로 돌려서 ‘이게 일제시대에 만든 것이다’해서 때려 부숴버렸습니다. 이게 바로 역사 파괴입니다. 대한민국이 아직도 성숙되지 못한 나라라는 것을 잘 보여준 것입니다. 그러나 노트르담은 그런 고의에 의해서 이번에 불탄 것은 아니니까요.

노트르담의 역사를 보면 문명·역사의 엄숙함, 영욕(榮辱)을 알게 됩니다. 원래 여기에는 로마 신전이 있었습니다. 그 뒤에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4세기에 세례당을 지었다고 합니다. 12세기에 프랑스가 가장 잘나갈 때 성당을 건축했습니다. 이 성당을 짓고 있던 200년 동안 프랑스는 유럽에서 최강대국이었습니다. 인구가 2500만 정도 되고 잉글랜드보다 인구가 5배나 많았습니다. (당시) 파리는 인구 20만으로서 파리대학이 있어 유럽의 지성(知性)들이 모이는 곳이었습니다.

이 건물이 완공된 직후 100년 동안은 잉글랜드와 ‘백년전쟁’을 벌여서 나라가 비참하게 됩니다. 14세기에 완공된 이후에 노트르담 성당이 겪었던 수난과 영광이 다 프랑스의 역사입니다.

15세기에는 영국 왕 헨리 6세가 노트르담 성당에서 프랑스 왕으로 등극합니다. 잉글랜드 왕 겸 프랑스 왕. 그때 프랑스의 반 이상은 잉글랜드가 차지가 되고 있었습니다. 잔 다르크가 백년전쟁 후반기에 들고일어나 영국군을 몰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하지만, 또 이 잔 다르크가 프랑스사람에 의해서 처단되었습니다. 그 잔 다르크를 다시 성인(聖人)으로 추존한 게 1909년*입니다. 프랑스를 구한 잔 다르크도 당대에는 이단자라 해서 종교재판을 통해 화형을 당했습니다.
<*注: 잔 다르크는 1909년 4월 교황 비오 10세에 의해 시복[諡福·복자(福者)로 추대]되었고,  1920년 5월 교황 베네딕투스 15세에 의해 시성[諡聖·성인(聖人)으로 추대]되었다.>

1789년에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나고 그 4년 뒤에는 이 혁명파가―요사이로 말하면 극좌세력이죠― 노트르담 성당을 점령해서 약탈했습니다. 혁명파는 항상 종교를 부정합니다. (노트르담 성당에) 성경에 나오는 28명의 왕 조각이 있었는데 무식한 극좌파가 프랑스 왕 조각이라고 다 때려 부수든지 코를 베어 가든지 머리를 자르든지 목을 치고 했습니다. 또 성모 마리아상 대신에 자유의 여신상을 세웠다고 합니다.

노트르담이란 말은 ‘아워 레이디(Our Lady)’란 뜻입니다. 여기서 레이디는 성모 마리아를 가리킵니다. 어제(4/15) 엠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서 ‘아워 레이디가 불타고 있다 우리 몸의 일부가 타들어가는 아픔을 느낀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프랑스대혁명의 열풍이 지나가도 건물을 부수지는 않았습니다. 1804년에 프랑스대혁명의 혼란을 수습한 나폴레옹이 황제가 됩니다. 대관식을 노트르담 성당에서 했습니다. 유명한 그림이 있죠. 그 대관식에서 스스로 황제의 관을 쓰는 나폴레옹, 그 옆에 부인 조세핀이 있고 교황이 바라보는 유명한 장면을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1945년 8월26일 파리가 해방되었습니다. 레지스탕스 연합군의 도움으로 드골 장군이 지휘하는 자유프랑스군이 파리를 해방시켰습니다. 그렇게 독일의 점령으로부터 5년 만에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미사가 바로 노트르담 성당에서 있었습니다. 거기에 드골이 참석했습니다.

히틀러는 현지 사령관에게 파리를 불태워버리라고 명령합니다. 초토화 작전을 펴는 거죠. 그러나 현지 사령관이 거부합니다. ‘어떻게 이런 파리를 불태울 수 있느냐.’ 파리는 2차 세계대전 독일군 점령기에도 문화 활동이 계속되었습니다. 그 유명한 피카소, 피카소는 공산당원이었고 게르니카라는 그림을 그려서 히틀러의 만행을 고발했지만, 히틀러의 독일군은 피카소가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도록,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았습니다. 파리, 프랑스가 가지고 있는 문화의 힘 앞에서 그 악랄한 히틀러의 나치 군대도 조심을 했다, 이런 거죠.

세계 여행을 하다 보면 부서지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있는 건물이 있어요. 다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아무리 야만이라도 아름다운 건물 앞에서는 조심하게 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는 그게 잘 통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움을 알아주는 안목이 모자라는 정치인이 들어서면 한국에 있었던 가장 아름다운 건물 가장 역사성이 있는 건물도 민족정기 바로 세우기란 미명하에 부서져 버립니다.

노트르담 성당을 보신 분들은 색깔이 하얗죠?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1963년 노트르담 성당 준공 800주년을 맞아 당시 드골 대통령 밑에서 문화부 장관을 하던 유명한 작가 앙드레 말로가 정면을 닦아내는 작업을 지시해서 지금처럼 환한, 하얀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때가 묻어 새카맸습니다.

1970년 11월12일 드골 대통령이 은퇴 1년 만에 골롱베라는 고향에서 죽었습니다. 장례식 때 아무도 초청하지 말고 2차 세계대전 때 같이 싸웠던 전우들만 초청해달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퐁피두 대통령과 미국 닉슨 대통령이 참석한 추도식은 여기 노트르담 성당에서 있었습니다.

이렇게 죽 돌아보면 노트르담 성당이 겪은 지난 850년의 역사는 영욕(榮辱)의 역사입니다. 지금 문재인 정권이라든지 김영삼 정권이라든지 이런 세력은 ‘역사는 원래 영욕의 역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난 시기를 멋대로 불의의 시대라고 욕합니다. 불의의 시대에는 불의한 사람만 살았습니까? 일제(日帝)시대를 암흑시대라고 매도합니다. 일제시대 때 사람들도 살았고 행복한 사람들도 많았고 위대한 성취가 그때 이뤄졌습니다.

일제를 원하지 않았다고 해서 역사가 후퇴하는 게 아닙니다. 역사가 멈추는 게 아닙니다. 일제는 일제대로 있고 그 시대를 살았던 조선인들의 삶은 조선시대 보다는 윤택하게 되었어요. 이걸 인정해야 됩니다. 일제는 일제대로 비판을 하고 ‘일제시대에도 사람은 살았고 역사는 발전했다’는 이것까지 부정하면 반(反)문명이 됩니다. 문명파괴가 되는 거죠.

어제(4/15) 저는 노트르담 성당이 타오르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을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도 지금 노트르담 성당처럼 불타고 있지 않습니까? 오늘(4/16) 조선일보를 펼쳐보고 느낀 게 ‘아 대한민국도 불타고 있구나. 촛불혁명세력에 의해서 대한민국이 불타고 있구나.’
▲이승만을 지우려는 역사 파괴
▲대한민국만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국가라는 정통성을 지우려는 책동
▲대한민국의 생일인 건국기념일을 없애버린 문재인 대통령의 파괴적 행태
▲김정은 앞에 가면 아주 초라해지고 이승만·박정희나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 건설한 세력에 대해서는 사나운 얼굴을 하는 집권세력의 계급투쟁론적 모습
▲법을 계급투쟁론적으로 해석해서 자기편에 선 사람에게만 법의 혜택을 주고 그 반대 세력에게는 법을 거꾸로 적용하는 법치 파괴
이게 종국에 가서는 국민정신의 파괴, 경제의 파괴 제도의 파괴로 서서히 이행될 것입니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이 노트르담 성당처럼 불타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대한민국이 상징하는 역사와 문명을 단절시키려고 하는 극좌세력, 계급투쟁론 세력, 문재인 정권에 의해서 불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위대한 노트르담 성당을 파괴한, 욕보인 사람이 누굽니까? 프랑스 입장에서는 잉글랜드 왕이 대관식을 했으니까 얼마나 치욕스럽습니까? 또 하나 있습니다. 내부의 적(敵)입니다. 그건 바로 프랑스대혁명 때 극좌세력이 발호(跋扈)해서 종교를 파괴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1831년에 빅토르 위고가 <노트르담의 꼽추>란 소설을 썼습니다. 소설이 많이 팔리니까 사람들이 방치해 놓고 있던 노트르담 성당을 다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돈을 모아서 재건, 보수 했습니다. 위대한 문학가의 위대한 작품이 또 하나의 역사적 건물을 살려낸 거죠. 이게 문명입니다.

오늘 프랑스의 유명한 사치품 만들어 돈 많이 버는 프랑수아 앙리 피노*라는 분이 보수하는 데 1억 유로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프랑스 국민들에게 위로하는 말을 전하고 우리 국민들도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서 ―어떻게 보면 프랑스 국민의 문화재가 아니라 세계의 문화재죠 문명의 상징이죠― 이것이 불탄 데 대해서 심심한 동정을 표시하는 게 문명 세계를 살고 있는 자유인들의 행동윤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注: 명품 브랜드 구찌, 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 등을 소유한 케링그룹 회장>

다행히 노트르담 성당이 완전히 불타지는 않았습니다. 양쪽 타워가 건재합니다. 대한민국이 지금 불타고 있지만 대한민국 또한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다시 설 수 있습니다. 노트르담 성당의 두 탑이 섰듯이 대한민국에도 대한민국을 받치고 있는 국민, 국군이 바로 서야 합니다. 그러면 극좌세력이 불 지르는 것을 수습하고 역사 속에서 응징하면서 (노트르담 성당을 재건하듯이) 대한민국도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李知映(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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