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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문재인의 충돌 코스(上)
趙甲濟
2017년 10월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나온 ‘한국전은 內戰이었다’는 말은 결코 失言이 아니다.

  
-한국전, 건국, 통일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관점은 헌법 및 사실과 맞지 않는다. 이런 가치관을 양심의 자유 영역에 묶어두지 않고 정책화한다면 대한민국과 충돌 코스를 달리게 된다.

- ‘한국전은 김일성의 남침’이란 말을 할 수 없는 대통령을 한국인은 대통령으로 뽑은 것이다. 그를 견제하고 바로잡는 책임도 국민이 져야 한다.

趙甲濟(조갑제닷컴 대표)  

  

‘내전이면서 국제전’  

  

참으로 오랜만에 ‘한국전은 내전(內戰)이었다’는 말을 들었다. 친북세력이나 수정주의 학자들 입을 통하여서도 요사이는 듣기 힘든 용어이다. 냉전이 끝난 이후엔 학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폐기된 말이다. 그런데 지난 9월 그 말을 한 사람은 대한민국 대통령이었고 장소는 유엔 총회장이었다.

<나는 전쟁 중에 피난지에서 태어났습니다. 내전이면서 국제전이기도 했던 그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했습니다. 세계적 냉전 구조의 산물이었던 그 전쟁은 냉전이 해체된 이후에도,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64년이 지난 지금에도, 불안정한 정전체제와 동북아의 마지막 냉전 질서로 남아 있습니다.>

소련과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북한군의 압도적 기습공격을 받은 한국은 항복을 거붓하였다. 이승만(李承晩) 대통령이 지휘하는 국군과 국민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돌멩이와 막대기까지 들고 나와’ 총력전으로 저항하는 사이 미군을 주축으로 하는 유엔군이 원군(援軍)으로 도착, 전세(戰勢)를 역전시켰다. 패망직전에 몰렸던 김일성은 중공군의 불법 개입으로 살아났다. 유엔은 북한군의 남침과 중공군의 개입을 ‘침략행위’로 규정하였다. 그 유엔 총회장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국전을 내전(內戰)과 국제전으로 규정한 것이다. 내전과 국제전을 연결시키는 논리는 한국전을 한반도 내의 좌우 대결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 국내문제에 개입, 국제전으로 만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식이다. 물론 이는 국제사회에서 침략자로 규탄된 김일성의 남침과 모택동의 개입에 면죄부를 주려는 억지이다. 냉전이 서방 세계의 승리로 끝나고 한국전에 대한 소련과 중국 문서가 공개되면서 내전설은 사라졌는데 한국 대통령에 의하여 유엔 총회장에서 부활한 것이다.    

내전으로 위장하려 한 공산 측  

미국 조지아 대학의 윌리엄 스투엑 교수가 쓴 <한국전쟁-국제사>는 이 전쟁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정리한 명작(名作)이다. 그는 ‘제3차 세계대전을 막은 한국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한국에서 벌어진 일은 비극적이었지만 국제정치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공격에 서방 진영의 반격이 없었더라면 훨씬 더 큰 규모의 비극이 일어났을 것이다. 트루먼 행정부가 과감하게 대응, 자유세계를 깨어나게 만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대소(對蘇) 봉쇄정책을 펴도록 만든 것이 한국전쟁이었다.

한국과 미군 등 자유진영이 국제공산주의의 팽창을 저지하는 최초의 군사적 행동을 취함으로써 일본이 경제부흥을 하면서 미국 편에 서고 독일도 재무장하여 NATO에 편입되어 유럽을 방어하는 데 중심이 된다. 미국은 일시 포기하였던 대만을 지켜주게 되고 미국은 국방비를 세 배로 증액, 본격적인 대소(對蘇)군비경쟁에 나서서 그 40년 뒤 소련을 내부로부터 무너뜨린다.

스탈린은 독자 노선을 선언한 유고슬라비아 침공 작전을 세워놓고 있었는데 한국전에 미국이 파병되는 것을 보고는 취소하였다. 대만, 유고는 한국인의 희생 덕분에 살아난 셈이다.

냉전의 승리는 한국전에서 예약된 것이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 이들이 클린턴, 오바마 등 미국 지도부이다. 그런데 가장 큰 공치사를 받아야 할 한국 대통령이 세계를 구한 한국인의 위대한 성전(聖戰)을 내전으로 폄하한 것이다. 그것도 유엔군을 보내준 유엔총회장에서.

스투엑 교수는 스탈린, 모택동, 김일성이 한국전의 성격을 공산주의 이념에 기초한 계급투쟁적 내전으로 설정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식민지 지배를 받은 나라에서 공산주의가 잘 먹혀든다는 원리에 입각하여 북한군이 기습하면 남한에서 좌익들이 봉기, 이승만 정부는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한편 미국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스탈린은 북한군에 탱크, 야포, 전투기 등을 지원하고 작전계획까지 짜주었다, 모택동은 중공군에 소속되었던 수 만 명의 조선인을 북한으로 돌려보내 3개 사단을 만들게 하였다. 소련군 대위 출신이고 박헌영과 함께 스탈린에게 불려가 면접시험을 본 끝에 지도자로 간택당한 김일성은 철저하게 소련의 꼭두각시 역할에 충실하였다. 한강이란 소설가는 뉴욕타임스에 쓴 글에서 한국전을 ‘대리전’이라고 했는데, 이는 반만 맞았다. 김일성은 스탈린의 대리전을 수행하였지만 이승만은 아니었다. 미국은 전쟁 발발 1년 전 5만의 미군을 철수시켰을 뿐 아니라 6.25 남침 직전까지도 한국에 대한 군사원조를 거부, 전투기도, 탱크도 없는 군대로 만들어놓았다.    

트루먼, 內戰으로 보지 않고 공산 침략전으로 규정  

스탈린과 김일성과 모택동은 한국전을 내전으로 보이게 하려고 애썼다. 스탈린은 1949년 3월 모스크바를 찾아온 김일성이 남침 허가를 받으려 하자 이승만이 북침하면 그렇게 하라고 하면서 남파 게릴라전의 강화를 권하였다. 이에 따라 김일성은 그해 약 1300명의 무장 게릴라들을 남파 시켜 남한에서 활동 중이던 게릴라들과 합동작전을 펴게 하였지만 한국군의 진압작전에 눌려 버렸다.

스탈린은 소련군 장교들을 시켜 북한군의 남침 작전계획을 짜주고는 장교들을 전선에서 철수시켰고, 김일성은 북침에 대한 반격이라고 거짓말하고 모택동은 중국의 정규군이 아니라 자원자들이 북한을 도우러 간 것으로 위장하였다.

내전으로 보이게 하려는 이런 술책에 넘어가지 않은 사람이 트루먼과 이승만(李承晩), 넘어간 사람은 문재인이란 이야기가 된다. 그것도 67년이 흘러. 북핵 위기에 당면한 문재인 대통령이 반드시 읽어야 할 자료가 있다면 두 대통령의 한국전 지도 방침일 것이다.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미국 현지 시간으로 1950년 6월24일 밤에 고향인 미주리 주 인디펜던스의 자택에서 딘 애치슨 국무장관으로부터 남침 보고를 받았다. 그는 “그 개자식들을 막아야 한다”면서 워싱턴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애치슨은 필요한 조치를 취해놓았으니 위험한 야간 비행을 할 필요가 없다고 권하였다. 다음 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트루먼은 생각에 잠겼다.

<자유세계의 저항을 받지 않고 공산주의자들이 한국으로 밀고 들어가도록 내버려둔다면 작은 나라들은 이웃한 더 강한 공산국가들의 위협과 공격에 맞설 용기가 생기기 않을 것이다. 만약 이에 저항하지 않고 이 침략행위를 내버려둔다면 3차 대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비슷한 경우가 제2차 대전으로 연결되었듯이.>

워싱턴의 내셔널 공항에서 내려 영빈관으로 가는 차중에서 트루먼은 “하느님께 맹세코 그 자들이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어”라고 중얼거렸다.

  

트루먼은 김일성의 남침을, 민족 내부의 분쟁, 즉 내전이 아니라 스탈린이 이끄는 국제공산주의 진영의 침략전으로 본 것이다. 트루먼이 주재한 26일 밤 대책회의에서 국무부, 국방부, 함참의 최고위 간부들은 소련이 사주한 전쟁이므로 여기서 선을 그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어느 누구도 남북 간의 내전이므로 개입을 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김일성, 스탈린, 모택동은 남침을 내전 행위로 보이려 했지만 미국은 속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2017년의 세계 지도자 가운데 유일하게, 그것도 침략전의 피해국 대통령이, 그것도 유엔에서 국제적 남침 전쟁을 내전이었다고 왜곡한 것이다.    

이승만은 김일성 무시, 스탈린 상대  

그렇다면 이승만은 남침을 어떻게 보았나? <남침 이후 3일간(72시간), 이승만 대통령의 행적>이라는 논문의 저자(著者) 남정옥 박사(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는 기습 받은 李 대통령의 긴급 대응을 이렇게 극찬하였다.

<남침 이후 3일간 이승만은 국가원수로서 군통수권자로서 해야 될 일을 정확히 수행했다. 그 3일간은 75세의 노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가히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짜진 이승만의 3일간(72시간) 행적은 완벽, 그 자체였다. 최고의 참모진도 그와 같은 매뉴얼을 작성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런 매뉴얼이 작성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완벽하게 수행하기에는 너무나 어렵고 벅찬 업무였다. 그런데 이승만은 그것을 완벽하게 해냈다. 국가지도자로서 그의 위대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기습 받은 나라의 지휘부는 보통 공황상태에 빠지는데(스탈린은 독일군의 기습을 받은 후 며칠 간 출근을 하지 않고 지휘도 포기하였다), 이(李)대통령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였다(북침론을 주장하는 자들은 이것도 트집을 잡아 한국이 전쟁을 준비하였다고
우길 것이다.)

<전시(戰時) 국사를 처리하는 데 있어 이승만은 두 가지 원칙하에 행동했음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우선 대통령과 자신과 정부 그리고 군이 해야 될 일을 정하고, 그것부터 처리해 나갔다. 그 다음에는 전쟁수행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을 미국에 알리고, 그 다음부터는 미국으로부터 그것을 얻어내는 데 주력했다. 대신 순수한 군사작전에 관한 사항은 군부에 일임했다. 대미(對美)외교를 통해 미국으로부터의 무기지원과 미국의 참전을 위해 노력했다.>

이(李) 대통령은 남침 보고를 받은 지 두 시간도 안 되어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주한(駐韓) 미국대사 무초를 불러 미국의 지원을 요청하였다. 남정옥 박사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한 말은 한국의 대응 방향에 대한 지침이 되었다고 높게 평가하였다.

<이승만은 한국군에 ‘더 많은 무기와 탄약(more arms and ammunitions)’이 필요한데, 그 중에서 소총이 더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승만은 또 총력전 의지를 피력했다. 즉 모든 남녀와 어린이끼지 막대기와 돌을 가지고라도 나와서 싸우라고 호소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전쟁기간 우리는 군과 경찰뿐만 아니라 여군, 학도의용군, 대한청년단, 청년방위대, 소년병, 유격대, 노무자 등 全국민들이 북한공산주의와 맞서 싸웠다. 특히 대한민국이 가장 위기를 맞은 낙동강 전선에서 더욱 그랬다.

이승만은 이어서 그동안 한국은 제1차 세계대전의 배경이 됐던 제2의 사라예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고 말하면서, 이 위기를 이용, ‘한국의 통일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승만은 지금의 위기가 한반도 문제를 항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best opportunity)'가 될 것으로 여겼다. 전쟁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벌써 한반도의 통일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승만이 전쟁을 가볍게 본 것이 아니라 이미 김일성이가 38선을 먼저 파기했으니 이 참에 통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다. 그 출발점이 바로 전쟁 당일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에게는 침략당한 나라의 결사항전 의지만 있었지 김일성이 단독으로 민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침공하였다는 내전적 시각을 찾을 수 없다. 내전설이나 대리전설은 침략자와 피해자를 동격(同格)에 놓음으로써 도덕적 판단을 고의로 기피하거나 침략자를 비호하기 위하여 구사하는 용어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남침을 당한 이승만이 보지 못하였던 그 무엇을 보고 67년이 지나서 내전이라고 주장하는가?

자존심이 강한 이승만은 연설에서 김일성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스탈린을 주로 공격하였다. 김일성이 스탈린의 앞잡이라는 인식에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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