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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자금’의 정보기관 예산 隱匿 計上 사용은 역대 정권의 慣行이었다.
이동복
2017년 11월06일  

  1961년의 5·16 군사쿠데타가 성공함에 따라 다음해인 1962년에 창설된 중앙정보부(중정)는 그 동안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와 국가정보원(국정원)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명맥을 유지해 왔다. 이 국가정보기관이 탄생한 이래 대한민국은 박정희(朴正熙)·최규하(崔奎夏)·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김영삼(金泳三)·김대중(金大中)·노무현(盧武鉉)·이명박(李明博)·박근혜(朴槿惠)·문재인(文在寅) 등 도합 열 명의 대통령을 배출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 현직인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는, 적어도 지금의 시점에서는, 예외일지 모르지만 그밖의 아홉 명의 대통령들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재임 기간 중 ‘통치자금’이라는 이름의 ‘비자금’을 국가정보기관의 예산에 분식(扮飾), 편성하여 이른바 ‘통치행위’의 경비로 집행해 온 것이 사실이다.
  
  ‘통치자금’이 역대 대통령들이 정부 부처와 그밖의 국가기관들이 원활하게 굴러 가게 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언론인들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하는 데 윤활유(潤滑油)의 역할을 감당했다는 것은 천하 공지(共知)의 사실이다. 이 같은 ‘통치자금’의 존재는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간 지속된 2개의 ‘좌경(左傾)’ 정권(김대중·노무현)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은 재임 기간 중 “국정원에 은익(隱匿)된 ‘통치차금’을 사용해도 충분하니까 절대로 재벌들로부터 금전을 지원받지 않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지만 실제로는, 비록 자신이 아니라 부인의 소행(所行)인 것으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한 중견 재벌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부정(不淨)’한 자금을 수령하여 자녀들의 미국 유학 경비는 물론 호화주택 매임에 쓴 것이 드러나서 물의(物議)의 대상이 되자, 과연 그것이 직접적 원인이었는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의 주인공이 된 것도 결코 아름다울 수는 없는 대한민국 역사의 한 사건이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역사를 통하여, 원론적으로 필자도 공감하는 것이지만, 민주국가에서 ‘통치행위’라는 ‘법률외적(法律外的)’(Extra-legal) 통치행위가 용납되어서는 안 되고 따라서 이 같은 부당 행위의 경비로 ‘비자금’ 형태의 ‘통치자금’의 존재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논의들이 간혈적으로 제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논의들은 항상 “필수불가결하고 불가피한 필요악(必要惡)”이라는 주장 앞에서 꺼진 촛불의 신세를 면치 못해 온 것이 역시 사실이다.
  
  지금 문재인 정권의 도부수(刀斧手) 역할을 수행하는 대한민국 검찰이 전임 박근혜 정권 시기에 청와대가 국정원으로부터 가져다 쓴 돈을 ‘뇌물(賂物)’로 수사하고 전임 박근혜 대통령을 ‘뇌물죄’로 단죄하는 데 목적이 있는 ‘고강도(?)’ 수사에 몰입(沒入)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관행적으로 국가정보기관 예산에 ‘은닉’ 계상해 놓았던 ‘통치자금’을 청와대가 가져다 쓴 것을 ‘뇌물죄’로 치죄(治罪)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발상(發想) 차원에서 정상적이라고 하기 어려워 보인다. 만약 검찰이 이 문제를 범죄의 차원에서 문제화하려 한다면 박근혜 정권 때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1962년 중정의 창설 이래 문재인 정권 출범 이전의 아홉 명의 대통령 시절의 관행을 모두 수사하여 사법행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법치(法治)의 대간(大幹)인 형평(衡平)의 원칙에 부합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지금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국한하여 “청와대에 의한 국정원 자금 사용”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검찰의 행동은, 사람에 따라서는, 이재용 삼성 그룹 부회장을 볼모로 삼고 최순실과 ‘경제공동체’라는 생소하기 짝이 없는 신조(新造) 법률용어까지 만들어내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뒤집어씌우려 했던 검찰의 무리한 기도가 재판 과정에서 의도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해지자, 당황한 나머지, '국정원 자금 상납(上納)'이라는 비리행위(?)를 조작하고 이를 근거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를 성사시키는 무리한 공판 전략을 군색하게 임기응변(臨機應變)으로 구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검찰이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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