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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비판: 문재인이 미국 아닌 김정은 편에 서고 있다.
趙甲濟
2018년 05월28일  
어제 판문점에서 있었던 김정은-문재인 회담에서 나온 이야기의 핵심은 간단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였습니다'라고 했다. 기존의 합의 내용을 반복한 것이다. 문제는 4.27 선언문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북한정권이 말하는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즉 주한미군철수, 핵우산 포기, 한미동맹 해체를 전제로 하는 비핵화이다. 미국과 준비 교섭을 할 때도 이 입장을 고집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주장하는 미국의 입장과 양립할 수 없다. 조선닷컴이 인터뷰한 실무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거의 같았다.

요약

1. 문재인 정부가 미국 편이 아닌 김정은 편에 서고 있다.
2. 김정은이 문재인 정권을 미국에 대한 일종의 바람막이로 이용한다.
3. 싱가포르 회담은 준비 과정에서 한번 더 고비를 맞을 것이다.
4.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더라도 원론적 합의에 그칠지 모른다.

*조선닷컴에 실린 전문가들의 의견 발췌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오늘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중요한 속내를 드러냈다. 남북미 3자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계속 강조해오고 있는데, 만약 이 생각에 트럼프 대통령이 찬성했다면 미북정상회담 장소를 판문점으로 정했을 것이다. 회담 장소를 싱가포르로 정한 것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미국은 남북미 3자 정상회담과 종전선언까지 하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즉 비핵화보다는 남북 판문점선언을 도와주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 주한미군 문제가 불거질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막후교섭이 미북 사이에서 이뤄질 텐데 그 과정에서 비핵화에 대한 그림이 제대로 안 나온다면 6월 12일 이전에 미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한 번 더 고비가 올 수 있다.

우리가 중재외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한국인지, 아니면 남북 공조로서 한국인지 명확하지 않다. 26일 있었던 남북회담을 보면서 미국은 후자로 판단했을 것이다. CVID는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에 놀란 북한이 역시 민족 공조가 중요하다고 느낀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상대하기 위해 남측을 자신들 옆에 둬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고위급 회담이나 이산가족상봉 등의 이벤트를 이어가면 트럼프 대통령이 변덕을 안 부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선남후미(先南後美)가 북한의 기본 전략이 되고 있다. 일단 남측을 자신들과 찰떡같이 묶어놓고 고위급 회담 등 남북 간 뉴스를 만들어내면 트럼프가 다시 변덕 부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된 내용은 없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원론 이상의 비핵화 얘기를 하지 않았다. 이건 결국 북한의 입장 변화가 크게 없다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김정은에게 전달했을 것이라고 분석하는데 그건 아니다. 이번에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들은 얘기가 별로 없다.

결국 뉴욕 채널을 통한 대화로 미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의 문안이 조율돼야 한다. 문제는 CVID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어떻게 그 선언문에 담느냐다. 미북은 서로 회담을 깨기 싫어한다. 양측 실무자들이 만날 텐데 양측 이견이 커서 모두가 원하는 방식으로 선언문을 만들기는 어렵다. 이번 주 뉴욕과 싱가포르에서 열릴 실무 회담의 결과를 봐야 6월12일 회담 성사 여부를 제대로 알 수 있다. 이 기 싸움 과정에서 얼마든지 회담 스케줄이 또다시 바뀔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 세 번도 깰 수 있는 사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언론이 자신을 주목하는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다. 국내 스캔들도 어느덧 덮였다. 이번 판문점 만남(2차남북수뇌회담)도 결국 퍼포먼스이자 깜짝쇼였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

“이번 정상회담은 4·27 판문점 선언과 비교해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 미북정상회담에 이번 회담이 활력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만 담겼을 뿐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고, 한미 공조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판문점 합의의 불씨를 어떻게든 살려볼까 한 것 같은데, 김정은의 입장만 고려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여러 패를 썼고, 많은 말을 했기 때문에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6월 12일에 회담이 열린다 하더라도 CVID를 구체화할지, 아니면 원칙적인 합의만 할지는 불투명한데, 나는 후자라고 본다.”


◇전성훈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

“깜짝 남북정상회담을 했지만,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분명히 얘기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김정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김정은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CVID 얘기를 잘 전달해야 했는데, 오히려 김정은이 우리를 엮어서 미국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나왔다.

우리 정부는 정상회담 직후 미국에 결과를 전달했다고 했는데 이것도 잘못됐다. 김정은을 직접 만나서 회담했으면 문 대통령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야 했었다. 어제 정상회담을 했으니 당장 어제 전화를 해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굳이 새로 전할만한 소식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이미 다 했던 이야기를 또다시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최근 저자세는 국면회피용 저자세다. ‘핵을 포기하겠다’고 해야 진정한 저자세인데, 전혀 그러지 않고 있다. 미국이 강하게 나오니 잠시 저자세로 나오는 것이다.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는 척하면서 시간을 번 뒤 국제 제재를 완화하고 경제 개발을 하려고 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CVID를 양보할 생각이 없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가 다르게 하는 이야기들은 한 단계 걸러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미북정상회담 성사와 정확한 시기에 대해 예단할 수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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