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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철 헌재소장 후보의 헌법觀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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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4월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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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철 헌재소장 후보의 헌법觀에 공감한다
문화일보 2013년 4월 9일자 사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8∼9일 청문회는 헌재의 실존 가치가 기본권 보장과 헌법 수호임을 거듭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박 후보의 자유민주주의 헌법관(觀)이 돋보인다.
먼저, 정당의 자유에 대한 예외적 제한을 정색하고 적시한 대목부터 주목된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이 통합진보당을 겨냥해 “종북세력으로 지칭된 분들이 정당 틀에서 이적(利敵)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대해 박 후보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정당이라면 해산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 문답의 함의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 해산 절차를 정한 헌법 제8조 4항의 단순한 인용 그 훨씬 이상이다. 현실세계와 사이버세계를 넘나들며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훼손하는 종북 일단의 준동이 갈수혹 예사롭잖기 때문이다. 또 헌재가 1999년 일몰시킨 군(軍) 가산점제에 대해 지원 입법을 촉구한 국가관, 사형제 논란과 관련한 현실적 불가피론 역시 국가 안보와 공공의 안녕에 대한 박 후보의 신념 체계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헌재 소장 임기에 대한 법리 논쟁을 일단락지은 대목도 괄목할 만하다. 자신의 예처럼 헌법 제111조 4항을 좇은 ‘재판관→소장’의 경우 소장 임기는 재판관으로서의 잔여 임기라고 선을 그으면서 “(헌재) 내부적으로 정리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서는 자숙(自肅)의 자세를 보였다. 2010년 검찰을 떠난 직후 로펌 ‘김&장’의 4개월 재직에 2억4500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에 대해 “청빈한 삶을 이어가지 못한 점 사과한다”면서 “전관예우는 공직사회 전체를 오염시키고 법치주의를 손상하는 문제로서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소장 퇴임 후 로펌에 가지 않겠다”는 공언으로 스스로를 다잡았다.
국회 임명동의를 거치면 박 후보는 헌재 제5기를 리드하게 된다. 그동안 위헌상황이 간헐적이었던 헌재를 추슬러 헌법 이념·가치를 실현시켜나갈 책임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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