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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가 '잡아넣는 것'을 좋아할 때
2015년 04월13일  

권력자가 '잡아넣는 것'을 좋아할 때


사람을 잡아 넣는 방법으로 나라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지도자가 있다면 국민들도 남의 약점만 캐는 흥신소 체질로 바뀐다.



글 | 조갑제(趙甲濟) 조갑제닷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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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이 2015년 4월 3일 해외 자원개발 비리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하고 있다. /조선DB

한국인들은 일상 대화에서도 "잡아넣는다"는 말을 너무 자주 한다. 검찰 세계에서 존경 받는 인물이었고, 검찰총장 후보로도 거론되었던 한 인사가 술을 마시더니 동석자에게 무심코 "너, 한번 달아볼까"라고 말하는 걸 보고는 상종을 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농담이었지만 버릇처럼 보였다. 
  
  사람을 잡아넣는 일에 종사하는 이가 경찰관, 검사, 판사, 그리고 기자, 대통령이다. 기자는 수사권은 없지만 기사를 통하여 잡아넣게 만든다. 대통령은 "엄단하라"는 말 한 마디로 수십 명을 잡아넣도록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검사 출신들을 중용(重用)해서 그런지 수사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자주 보여왔다. 수사 방향을 미리 정해주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특정 수사에 대하여 언급하면 검사는 그 말에 맞춰주는 법률기술적 수사를 하게 된다. 이른바 '권력의 주구' 役이다. 
  
  대통령이 가장 하기 쉬운 일은 "엄단하라"이다. 보통 사람들은 부정을 척결하겠다는 대통령을 무조건 지지하게 된다. 언론도 부채질을 한다. 정치권력, 언론의 선동이 검사들을 몰아붙이면 수사에 무리가 생긴다. 재판부도 정치와 언론이 결탁하여 만들어내는 여론에 영향을 받아 무리한 판결을 한다. 대한항공 조현아, 해경 123정 김경일 정장에 대한 보도, 수사, 재판이 좋은 예이다. 
  
  검찰은 목표로 삼은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別件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는 악습(惡習)이 있어 왔다. 기업인으로부터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자백을 받아내야 하는데 부인하면 그 기업인의 다른 비리(非理)를 캐내 압박, 허위자백을 받기도 한다. 나중에 재판에서 이런 사실이 밝혀져 무죄(無罪)를 받는다면 이는 행운이다. 
  
  정치적 수사에 걸린 이들은 자신의 잘못 만큼만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이 약해진다. 선동된 여론과 언론의 과장 보도, 그리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에 지은 죄보다 더한 억울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법의 공정성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좀처럼 자살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는다. 
  
  한국에선 정치적 수사에서 특히 자살자가 많다. 검사가 피의자를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적 자존심을 파괴해야 자백이 술술 나온다고 믿는 검사도 있다. 피의자가 평소 잘 나가던 고위 공직자나 부자(富者)들일 경우 이런 모독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인격 모독적 심문은 정신적 고문으로서 그 후유증은 육체적 고문보다 더하다. 앞으로 이런 짓을 하는 수사관에 대하여는 고문행위로 규정, 형사처벌해야 할 것이다.
  
  선동 기자와 원님 같은 판, 검사, 거짓말쟁이 정치인, 그리고 배운 무식자 같은 학자가 설쳐대는 나라는 반드시 쇠락한다. 국제경쟁력이 없는 이들이 골목대장 행세를 하면, 즉 생산성이 없는 자들이 권력을 남용, 기업인과 군인들과 과학자와 기술자를 억누르면 나라는 야성(野性)을 잃고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사람을 잡아 넣는 방법으로 나라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지도자가 있다면 국민들도 남의 약점만 캐는 흥신소 체질로 바뀐다. 사간원(언론), 사헌부(검찰), 홍문관(지식인) 유생들이 정국(政局)을 흔들다가 시들어간 조선조의 운명을 대한민국이 따라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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