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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관전기- 몰락한 '짝퉁 보수' 정당과 김진태 의원의 생환
이상흔(조선pub 기자)
2016년 04월18일  
     애국보수 진영은 오래전부터 새누리(혹은 한나라당)의 기회주의적 보수주의에 대해 경고와 우려를 나타내왔다. 탄핵정국 속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을 제외하고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이 넘는 압승을 거뒀다.
  
  우파정권 탄생은 좌파정권 10년 동안 애국보수 세력이 거리와 인터넷에서 벌여온 눈물겨운 투쟁의 결실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이병완씨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2007년 대선의 진정한 승리의 주역은 양갑(兩甲, 조갑제·서정갑)이라고 분석했다. 이씨는 “보수우파의 이론적 역사적 토대를 만든 사람이 조씨, 태극기·성조기·군복을 동원한 ‘아스팔트의 우익’이 서씨”라고도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의 핵심실세가 이렇게 평가했을 정도로 애국보수 세력은 그야말로 풍찬노숙을 해가며 눈물겨운 싸움을 해왔다. 애국보수 세력이 기댄 곳이라고는 헌법과 자유민주의 가치, 그리고 거짓 선동에 맞선 진실 외에는 없었다. 이들의 10년에 걸친 노력이 결국 극좌로 기울고 있던 대한민국호(號) 조종간을 똑바로 되돌려 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인 정통 애국보수 세력을 철저히 외면했다. 외면이 아니라 조롱과 혐오를 보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애국보수 세력들이 무엇을 바라고 10년을 거리에서 투쟁한 것은 아니지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수구세력(애국보수우파)들과는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노골적으로 흘러나왔을 때 깊은 배신감을 느껴야 했다.
  
  이런 조롱을 받으면서도 애국보수 세력들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18대 여당 의원들이 해야 할 험난한 일 대부분을 애국보수 세력이 추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애국보수 세력은 이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어렵게 세운 우파정권이 심각하게 좌 클릭 된 나라를 정상화시키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면면히 이어진 새누리의 애국보수 혐오 DNA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애국보수 세력을 멀리한 이명박 정권은 ‘중도실용’을 내세우며 좌파들에게 아부했다. 그 결과는 알다시피 촛불시위와 집권 내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종북 좌파들에게 휘둘리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집권 여당은 한미 FTA며, 제주해군기지 건설, 촛불난동 등 무엇하나 애국보수 세력의 도움 없이 스스로 싸워서 국정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치열한 전투의지를 보인 적이 없었다. 위기 때마다 아스팔트 우파들은 의병을 자처하며 일어나 정부 정책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념적 좌표를 상실한 이명박 정부는 사상 최대의 표차로 당선시켜준 정권교체의 의미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청와대는 충신이 사라진 교수들의 ‘취업센터’로 변했고, 공무원은 영혼 없는 관료집단으로 변모했다. 영혼 없는 교육부 공무원들이 민중사학에 바탕을 둔 국사 교과서를 통과시켜 오늘날의 국사 교과서 사태를 만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1년 만에 50% 대에서 20%대로 떨어져 굳어졌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선거캠프에 참여했던 여권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지향하는 확실한 철학이 없으니 정권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저 자기 밥그릇 챙기는 데나 관심 있지 제대로 일을 할 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가 출신인 이 대통령은 정권을 경매입찰해서 낙찰받은 것으로 생각해 1등이 다 먹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집권 여당 의원들의 정체성을 상실한 탈이념의 아노미 현상은 19대 국회에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의 애국보수 혐오 DNA가 고스란히 이어진 것처럼 보였다. 이명박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박근혜 정권 창출을 위해 애쓴 애국보수 인사들은 철저히 무시당했다. 이번에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정부 탄생에 협조했다는 소위 괘씸죄가 컸다.
  
  집권 새누리당은 젊은이들의 인기를 사기 위해 포퓰리즘 정책과 야당에 뒤지지 않는 온갖 좌파적 복지정책 경쟁을 벌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적 의지가 없었다면 통진당 해산이나 개성공단 폐쇄, 국사교과서 문제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유례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에 억눌려 여당 의원들은 마지못해 체질에도 맞지 않는 보수정당 흉내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위해 싸울 줄 모르고, 북한 김정은 독재에 분노하지 않고, 노예상태에 놓여 있는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정당을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안이 없었다. 애국보수 세력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보수를 표방한 오렌지 웰빙정당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참 보수’는 국민이 먼저 알아본다
  
  집권 여당의 기회주의적 보수행각에 벼르고 있던 애국보수 세력들은 드디어 이번 20대 총선에서 회초리를 제대로 들 기회를 포착했다. 자기네 말대로 한방에 훅 보내버린 것이다.
  
  온 국민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북한의 애송이 독재자가 핵개발에 열중하고 있는데도 국정을 책임진 여당은 오로지 친박(親朴)·비박(非朴)·진박(眞朴) 같은 무의미한 계파 싸움에만 열중했다. 아무리 뜯어봐도 친박·비박·진박 인사들의 성향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안보는 사라지고, 넌덜머리나는 밥그릇 싸움에만 매달렸다.
  
  이에 반해 야당은 김종인 대표를 내세워 총선에서 이념적 대결을 희석시켰다. 개념 없이 행동해온 몇몇 좌파 성향의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정치 혁신을 외치는 제3의 대안정당도 나타났다. 중도 성향의 보수층이 큰 부담없이 야당을 선택할 수 있는 외적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그래도 차마 야당을 찍지 못하겠다고 생각한 보수층은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으로 여당에 항의했다.
  
  여당이 경상도를 제외하고 참패를 한 와중에 의미심장한 대목이 있다. 바로 강원도 춘천에 지역구를 둔 김진태 의원의 재선 성공이다. 김 의원은 초선이었지만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종북 좌파를 비판하는 소신 있는 발언과 행동을 해온 인물이다.
  
  그는 철부지 젊은이들에게 ‘막말 의원’이니, ‘수구꼴통’이라느니 하는 온갖 비난을 들으면서도 통진당 해산이나 전교조, 국정교과서, 북한인권 문제 같은 국가 정체성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김진태 의원의 생환을 보면, 헌법과 자유민주의 가치를 위해 제대로 싸울 줄 아는 애국보수 인사는 국민이 절대 버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오렌지 웰빙 귀족 체질에 안주해온 ‘짝퉁보수’ 정당이 진작에 맞아야 할 매를 이제 맞은 것뿐이다. 제대로 체질 개선을 하지 않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지 모른다. 특정인에 코드를 맞춘 ‘진실된 사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의 가치에 충성하는 ‘참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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