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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우직함과 한국인의 영리함
趙甲濟
2015년 06월05일  
훗날 역사는 “역시 우직한 스위스 사람들은 현명하였고, 영리한 한국인은 게으름을 피우다가 핵폭탄을 맞고 멸종되었다”고 기록할 것인가?

    
  北의 核미사일實戰배치: 소름끼치는 상황엔 소름끼치는 결심을 해야 산다.
  
  -국민투표로써 ‘NPT 탈퇴 및 自衛的 핵무장 선택권’을 정부에 위임해야 주도권을 잡고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
  
  趙甲濟(조갑제닷컴 대표)
  
  
  북한의 핵문제를 취재해온 지 거의 30년, 요즈음 와서 생각하니 한국의 역대 정부가 敵의 핵능력을 과소평가해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국가 지도부마저도, 핵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란 체념을 깔고, “설마 김정은이 쏘겠나”라는 요행심과 “미국이 가만 있겠나”라는 사대주의적 노예근성에 몸을 맡기고는 사소한 데 목숨 거는 권력투쟁에 탐닉해온 세월이었다.
  
  “설마 김정은이 쏘겠나” 요행심에 매달려
  
  北核에 대한 정보판단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져 왜곡되었을 것이다. 정부는 先入見이나 우리 식 기준을 적용하려 했다. 북한의 경제력이 형편없으니 무기 개발 수준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북한이 군사력 건설에 자원을 쏟아 부었기에 경제력이 망가진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데도. 핵무기 개발이 엄청나게 어려운 기술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나 운용보다 훨씬 쉽다. 국가 단위의 조직이라면 제재를 받지 않을 경우 핵무장은 시간 문제이다. 對北제재에 대한 過信(과신)도 있었다. 북한에는 항만 및 공항 봉쇄가 적용된 적이 없고, 중국이 뒷문을 열어놓았으므로 제재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북한의 무기가 대체로 조잡하다고 한다. 그런 조잡성은 오히려 북한식 自力更生(자력갱생)의 집념과 저력을 보여준다.
  
  미국을 때리는 장거리 미사일이면 몰라도 남한 공격용은 철공소 수준이라도 날아가서 터진다. 북한이 핵폭탄 제조에 체제의 운명을 건 지 30년이 흘렀다. 100만 대군을 가진 광신적 이념무장 집단이 한 우물을 팠다는 점을 경시하면 낭패하게 된다.
  
  내 눈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할 때, 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의한 핵폭탄 대량 제조 시스템을 갖추고, 탄두를 소형화하여 미사일에 장착, 實戰배치하였거나 그 직전 단계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다.
  
  *스위스의 核방공호 건축 본받아야
  
  세계에서 핵폭탄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낮은 나라는 아마도 중립국인 스위스일 것이다. 반면 核공격을 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는 단연 한국이다. 두 나라의 대비 태세는 정반대이다. 스위스는 1515년 프랑스와 베니스 공화국 연합군에 패배한 이후 500년 동안 전쟁에 휘말린 적이 없다. 외교적으로는 중립, 군사적으론 전국민의 예비군화 및 전국토의 지하 요새화에 성공한 덕분이다. 1963년 10월4일 이후 스위스는 민방위법에 따라 새 건물을 지을 때 핵방공호 건축을 의무화하였다. 주거지와 병원 등에 약 30만 개의 방공호와 약 5100개의 公用 방공호가 있다. 핵폭탄이 터지면 전인구의 약 114%가 방공호에 들어가 장기간 생존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냉전 종식 후 스위스 의회에 핵방공호 건설 의무 조항을 폐기하자는 제안이 제출되었지만 정부는 테러집단이 핵무기를 쓸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 기존의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하였다.
  
  스위스가 핵방공호를 유지 관리하는 데 쓰는 돈은 매년 약 1억5000만 달러이다. 전국 방공호의 총 건설비용은 약 100억 달러로 추정된다. 스위스 식으로 핵방공호를 짓는다면 인구가 약 7배인 한국은 약 700억 달러(약 70조원)를 들여야 한다. 與野가 한때 가입자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합의하였던 국민연금 지급률 10% 포인트 인상안을 실천하는 데는 2100만 명의 가입자가 매년 약 35조 원을 더 내야 하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그런 추가부담 2년분이면 5000만 한국인이 북한의 핵공격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만, 이 일이 국민연금을 더 받는 것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 듯하다.
  
  미국 정보당국은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유학할 때 만났던 여러 사람들을 면접, 북한 독재자의 성격을 분석하였는데, 이런 결론을 내렸다. "그는 위험하고, 예측불능이며, 폭력적이고, 과대망상형이다."
  
  지금 김정은이 핵미사일 발사 명령을 내리면 北에는 말릴 사람이 없고(말리다가는 장성택, 현영철처럼 처형당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南에는 막을 방법이 없다. 핵은 핵으로서만 대응할 수 있고, 공포의 균형이 이뤄졌을 때 전쟁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은 美蘇 간에, 그리고 인도-파키스탄 사이에서 이미 증명된 원리이다. 대응 핵무장도, 핵미사일 방어망과 방공호 건설도 서둘지 않는 한국의 '核前(핵전) 무장해제 상태'는 김정은이 핵 발사 단추를 누르고 싶도록 유혹한다. 강간상습범 앞에 벌거벗고 누워 있는 여인의 모습이다.
  
  스위스 사람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바보들이고, 한국인은 요령 좋은 수재들인가? 아니면 훗날 역사는 “역시 우직한 스위스 사람들은 현명하였고, 영리한 한국인은 게으름을 피우다가 핵폭탄을 맞고 멸종되었다”고 기록할 것인가?
  
  한 유명한 역술인이 결혼식장에서 나를 보더니 다가와서 진지한 농담을 했다.
  
  “저는 요사이 매일 기도를 올립니다. 김정은이 핵미사일을 쏘긴 쏠 것 같은데, 제발 불발탄이 되도록 해주십시오 라고 기도합니다.”
  
  *歷代 대통령들도 구경꾼 입장 보여
  
  필자는 5000만의 生死와 직결된 핵위협을 ‘나의 문제’로 여기면서 고민하고 기도하는 공직자를 한 사람도 만난 적이 없다. 역대 대통령들조차 주인의식 없이 구경꾼 입장이었다.
  
  1994년 6월 미국이 영변 핵시설 공격을 준비하자 金泳三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반대하였다. 당시는 북한이 핵무장하기 전. 이때 예방적 선제공격의 기회를 놓친 한국은 이제 와선 핵도 갖지 못한 상태에서 핵무장한 북한을 선제공격하겠다는 '킬 체인' 계획을 선전하고 있다.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국정원 전 실장의 평)이다.
  
  국정원장 시절 직원을 시켜, 핵과 미사일을 개발 중이던 김정일의 해외비자금 계좌로 (현대그룹이 조성한) 수억 달러를 보내도록 했던 林東源 씨는 수년 전 자신의 회고록에서, '미국이 核 의혹을 조작, 제네바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였다'는 엄청난 주장을 한 적이 있다. 북한정권이 스스로 '우라늄 농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미국 측에 자백하였던 것인데, 林 씨는 김정일보다 더 김정일을 편든 셈이다. 前 미국 유엔 대사 볼튼 씨는 그를 '북한정권의 진짜 변명가'라고 불렀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7년 르몽드와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북한 대표들은(미국 측에), 실제로 가동되고 있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존재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들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시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북한에 실제로 가동되고 있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존재한 적이 없다고 믿는다.”
  
  2010년 북한은 미국의 해커 박사를 초청, 영변에 세운 우라늄 농축 시설을 보여줌으로써 임동원, 김대중의 오판(?)을 간접적으로 폭로하였다.
  
  2007년 10월3일 평양에서 김정일을 만난 盧武鉉 당시 대통령은 이렇게 말하였다(국정원 공개 노무현-김정일 대화록).
  
  “그동안 해외를 다니면서 50회 넘는 정상회담을 했습니다만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노릇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혔던 일도 있습니다.(중략). 나는 지난 5년 동안 北核문제를 둘러싼 북측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왔고, 국제무대에서 북측의 입장을 변호해 왔습니다.”
  
  로버트 게이츠 당시 미 국방장관이 그 한 달 뒤 盧 대통령을 만났다. 퇴임 후에 쓴 회고록에 의하면, 게이츠는 ‘아시아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은 미국과 일본’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그가 반미주의자라고 결론 내렸고…”라고 썼다.
  
  한국은 敵이 핵무장하였는데도 ‘우리도 핵무장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지 않는 세계 유일의 나라이다. 뿐만 아니다. 敵이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는데도 방어망과 방공호를 만들지 않는다. 핵개발을 도운 자들을 수사도 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이들이 정권을 넘본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北核을 도운 세력이 다시 정권을 잡는다면 한반도 주변에선 이런 역학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외환보유고 4조 달러를 가진 중국 공산정권+핵무장한 북한정권+국가권력을 장악한 親中·親北성향의 좌파정권’이 같은 편으로 정렬하고, 반대편에 '권력을 잃은 한국 내 보수세력+태평양 너머 있는 미국+한국에 우호적이지 않는 일본’이 선다.
  
  北의 핵개발을 방조하여 왔고 核미사일방어망 건설에 반대해온 좌파 정권이 중국 및 북한과 공조할 경우, 한국은 정치적으로 종속되고, 韓美동맹은 약화될 것이다. 남한의 좌파정권을 부하 취급하는 북한정권의 노골적 협박이 한국의 정치와 언론, 그리고 司法기능을 제약하게 될 것이다. 언론의 자유, 선거의 자유, 私有재산권이 침해될 것이다. 김정은을 비판하는 언론은 탄압당할 가능성이 높다. 자유민주주의적 국가 정체성이 변질될 것이다.
  
  *소름끼치는 사태엔 소름끼치는 결심해야
  
  北의 核 중심 비대칭 전략에 맞설 한국식 비대칭 전략을 생각할 할 때이다. GDP 기준, 한국의 경제력은 北의 44배, 우리의 강점인 이 돈을 써야 한다. 核을 돈으로 무력화시키는 비대칭 전략이다. 국방비와 對北공작비를 대폭 늘리고(특히 김정은 측근들을 매수하고 분열시키는 데 돈을 많이 써야 한다), 미사일방어망과 방공호를 서둘러 건설하고, 對北풍선도 全국민이 한날 한 시에 날려 북녘 하늘을 새까맣게 덮도록 하며, 드론과 로봇 기술도 활용한다. 북한처럼 목숨 걸고 핵무장을 하기 싫으면 국방비를 두 배 올리는 정도의 결심은 해야 살 수 있다.
  
  민주국가에서 무엇보다도 큰 힘은 국민 여론이다. 敵의 핵미사일실전배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허용할 수 없는 소름끼치는 사태이다. 우리도 소름끼치는 결심을 해야 산다. 국민들이 생존투쟁 차원의 주권적 결단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진상을 보고하고, ‘NPT 탈퇴와 자위적 핵무장의 선택권을 정부에 위임하는 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할 것이다. 이 안이 압도적으로 통과될 때, 한국 정부는 비로소 국민 여론을 업고, 北核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다. 미국에도 “철수한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고, 한국 해역에 핵잠수함을 常時(상시) 배치하라. 그러지 않으면 우리도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살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압박할 수 있다(한국의 기술진은 국가가 결심하면 핵실험 없이도 2년 안에 핵폭탄을 100개 이상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링컨은 “국가위기에 직면한 국민은 진실을 알게 되면 올바른 선택을 하는데, 진실을 알려야 할 사람이 지도자다”라고 했다. 안보 위기를 과장하는 것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축소, 은폐이다.
  
  피할 수 없게 된 한반도의 3大 문제, 즉 北의 핵미사일실전배치, 北의 인권탄압, 그리고 從北세력은 북한정권이란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다. 북한정권을 해체하든지 변화시키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자유통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냉전 시절 소련이 핵을 가졌는데 미국이 갖지 않았더라면 어느 쪽이 무너졌을까? 北의 핵문제를 해결해 가는 길이 한반도 통일의 길이고 민족의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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