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총장의 사퇴 발표문을 읽고
趙甲濟
2013년 09월14일  
채동욱 총장은 조선일보의 근거 있는 의혹제기에 근거 있는 반박을 하지 못하였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입장 발표문을 읽어보자.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합니다.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여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왔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습니다.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혀둡니다.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소중한 직분을 수행하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가 밝힌 사퇴 사유는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로서 이는 <사실무근>이다. 막강한 총장의 다음 말이 흥미롭다.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검찰총장이 근거없는 의혹 제기에 흔들려 사퇴한다? 말단 공무원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근거없는 의혹 제기'엔 '근거있는 반박'이 있어야 한다. 반박되지 않는 거짓은 진실로 통한다는 말까지 있다. 채동욱 총장은 조선일보의 근거 있는 의혹제기에 근거 있는 반박을 하지 못하였다. 이것이 의혹을 키웠다. 대다수 언론이 채동욱 총장을 감싸고, 여당과 야당조차 '침묵'으로 편들어주었지만 채동욱 총장은 버티지 못하였다. '근거 있는 반박'에 실패함으로써 여론의 외면을 받은 탓이다.
  
   *그는 한번도 직접 국민을 상대로 해명하지 않았다. 대변인 등 검찰 公조직을 통한 간접 해명은 '자신감의 결여'를 보여주었다.
   *그가 진실로 억울하다면 임모 여인을 고소하고 유전자 검사를 즉각 받자고 나섰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임모 여인의 편지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인 해명을 하였어야 했다. '사실무근'이란 무슨 뜻인가? 임 여인을 모른다는 뜻인가? 아들이 채동욱을 아버지로 여기는 것도 처음 알았다는 이야기인가? 임 여인이 차린 술집에 출입했다는 주장도 사실무근이란 말인가?
   *채동욱 총장의 가장 큰 잘못은 公人(공인)의 의무인 설명이 부족하였다는 점이다. 국민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지킬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동정하지 않는다.
   *검찰 수뇌부도 이번에 큰 상처를 입었다. 公(공)과 私(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무비판적으로 총장을 감싸다가 난처하게 되었다.
  
   *동아, 중앙일보를 포함한 다수 언론은 일방적으로 검찰총장 입장을 대변하고, 조선일보 보도를 부정, 비판, 또는 의심하는 투의 보도를 하였다. 이들 언론사의 인터넷 판 댓글은 압도적으로 조선일보 편이고 채동욱 감싸기에 비판적이었다. 왜 독자적 취재를 통하여 是是非非(시시비비)를 가리는 기자정신을 발휘하지 못하였는지 유감이다. 他社(타사)의 특종에 대한 시기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임모 여인의 아들일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인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라고 했다. 대한민국은 집단이나 계급이 아닌 개인의 人權(인권)을 신성시한다. 개인의 생명과 자유와 가치는 국가도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 이 사건을 다루는 기자, 검사 등 모든 이들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거친 논란 속에서도 어린 영혼이 상처 받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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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