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는 국가안보의 제2보루라고 불렸다. 그러나 최근 재향군인회의 위신은 추락할 데로 추락하여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어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납품과정에서 재향군인회 상표만 붙인 뒤 소화기를 납품해 이득을 챙긴 혐의(특경가법상 사기) 등으로 S업체 대표 김모씨(55)를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김씨는 또 소화기 1대당 소비자 가격이 20~30만원에 불과함에도 소화기 1대당 소비자 가격이 230~300만원 상당인 것처럼 고가의 견적서를 S업체와 재향군인회 명의로 제출해 납품대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군납소화기 명의 도용에 무감각한 재향군인회
이와 관련하여 모 언론매체는 “김씨는 S업체 대표로 있기 전 재향군인회에서 기계제조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재향군인회 홍보부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모씨는 재향군인회 기계제조사업단 단장도 아니고 관련업체쪽 사람이며 재향군인회는 명의를 도용당했을 뿐 이 사건과 관련 없다”고 잘라 말했다. “명의를 도용당하여 이미지 실추가 막대한데 별도의 법적조치를 할 계획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재향군인회 홍보부장은 “피해가 미미하기 때문에 별도의 법적 조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5천억이 넘는 부채에도 성과금 2역여원을 챙겨 나간 간부
재향군인회의 이 같은 태도는 일반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져 보인다. 재향군인회는 방만한 경영과 투자실패로 막대한 적자를 안고 있다. 무리한 사업을 벌이다 부채가 5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향군인회는 2007년부터 경남 창원시에 260억 원을 투자해 19층짜리 건물을 지을 예정이었지만 공사에 진척이 없었고 경기도 안산에도 역시 700억 원을 투자해 물놀이시설을 3년 전에 완공했어야 했는데도 역시 사업이 중단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재향군인회 김모 사장(예비역 장군)은 퇴직하면서 2억여원의 성과금까지 챙겨 나감으로서 내외적으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게다가 이번 군납 소화기까지 재향군인회 이름이 오르내림으로서 재향군인회의 이미지에 먹칠이 되고 있다. 그러나 재향군인회는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안일하다. 재향군인회에 대해 정통한 모 인사는 재향군인회에 대한 개혁이 늦어질 경우 재향군인회는 해체되어야 한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